첫 글에서 말씀드렸듯이, 이 카테고리는 제가 앞으로 진행할 음식점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하려고 합니다.
지인들 중에, '갑자기 쌩뚱맞게 무슨 음식사업이냐?' 하는 분들이 많아서
아직은 제 블로그에 오실 분들 중에 지인들이 더 많으실테니..
오늘은, 어떻게 이 사업을 처음으로 생각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.
오늘은 '사업의 모티브'만 이야기 하고, '어떤 사업' 인지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정리를 좀 해서 내일 포스팅 해드릴게요~
그리고, 내일 음식업중앙회에 위생교육을 받으러 갈 계획인데, 내일 그 이야기도 같이 할 수 있겠네요~
이 글이 제 블로그의 실질적인 첫 글이군요~! ^^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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# 2003년 8월 13일 - 8월 20일
2003년은 제가 대학에 입학한 해입니다. 계산해보면 제 나이가 짐작이 가시죠?
그 해 여름, 대학 입학 이후 첫 방학이라서 그런지 무언가 기억에 남을만한 걸 해야겠다 싶은 생각에 저랑 제 친구 몇몇은 야심차게 해외여행을 계획합니다.
비행기 한 번 타봐야지 않겠냐는 생각이 강했죠~
보로부드르 사원 앞에서 접니다
과 동기중에 인도네시아에서 살다가 온 친구가 있었어요. 부모님께서 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하셔서, 계속 거기서 살다가 진학은 한국으로 한거죠. 첫 해외여행이라 잘 모르기도 하고, 인도네시아 거리면 아주 먼 나라 보다는 부담도 적고 해서 과감하게 결정을 하고 여행을 떠납니다.
현지의 친구 집에 도착하자마자 입이 쩍 벌어졌습니다. 집이 2층짜리 정원딸린 드라마에서나 보던 집에, 운전기사도 있고 일하시는 분들이 두 명이나 있더군요... 나중에 얘기를 들으니, 우리나라랑 임금수준 격차가 커서 큰 부담없이 고용하신거라고 하시더라구요~ 말이 그렇다 해도 엄청 부러웠다는..
일주일 정도 여행을 했는데, 친구 부모님께서 너무 잘 챙겨주셔서 같이 간 저와 제 친구들은 결국 교통비 빼고는 거의 돈을 쓰지 않았던 것 같아요. 잠도 친구네 집에서 묵었으니 말이죠.
사설이 길었네요,,
인도네시아 이곳 저곳을 여행하면서, 물가가 쌌기 때문에 여러 음식을 엄청 먹었던 것 같습니다.
그 중에 너무나 맛있게 느껴졌던 음식이 하나 있었는데, 그게 바로 '미 고랭' 이었어요.
요즘에는 베트남 쌀국수집에서도 파는 경우가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접할 수 있었지만, 그 때만해도 한국에서는 전혀 먹어볼 수 없었던 새로운 메뉴였죠. 그런데 신기하게도 너무 입맛에 맞았어요.
맛을 표현한다면,
매콤한 짜파게티 같으면서도, 달달한 맛이 나기도 하고, 닭고기가 들어가 있어서 담백함도 같이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아요.
이튿날에 한 번 맛을 보고, 저희는 남은 일정 내내 하루에 두 끼는 미고랭을 먹었던 것 같습니다.
동네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레스토랑과
말씀드린 현지의 미고랭 (좀 이상하게 나왔네요)
우리나라에 아직 없는데 맛이 있다면...'한국가서 팔아볼까?' 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죠.
저랑 친구들은 웃는 소리로 '한국가서 가판 열고라도 함 해보자' 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.
당시에는, '하자' > '해볼까?' > '할래?' > '할 수 있나?' 하다가 시간이 흘러가버렸고, 그러다가 모두들....군대를 갔지요!
이렇게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첫 여행 때 친구들과 농담삼아 해보던 이야기를,
7년이 지나서야 실제로 한 번 진행해 보기로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.
그 때 생각처럼, 미고랭을 파는 것도 아니고, 가판을 하려는 것도 아니지만 (Noodle, 그 중에서도 동남아시에서 발생한 쌀국수면을 기본 컨셉으로 가져간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기도 하지만요)
지금 제가 계획하고 있는 가게의 모태는 그 때 그 여행에서의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겁니다.
2003년 여름 여행 이후,
개인적으로 이 쪽 산업(?), 다시말해 쌀국수 아이템에 대해서 관심을 쭉 가져왔어요.
다들 아시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흔하지 않던 베트남 쌀국수가 어느새 일상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메뉴가 되어버렸죠.
그 전에는(제가 초딩때 쯤?) '누들'이라고 하면 라면, 짜장면, 짬뽕, 냉면, 우동 정도였다면, 요새는 정말 많은 면요리가 대중화 되었죠. 파스타만해도 저는 대학와서 먹어봤으니까, 하하...씁쓸...
제가 지켜 본 외식업의 트렌드에 대해서는, 다음 기회에 따로 포스팅을 하도록 할게요~
여튼, 그 때의 생각을 지금까지 잊지 않고 계속 관심을 가졌던 것이 7년이 지나서야 '실행'으로 옮겨지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.
제가 원래 요리를 공부해 온 것도 아니고, 장사를 해 본 경험도 전무하기에...
'무모한 것 아니냐' 라는 말을 많이 듣기도 하는데요, (실제로 현재의 저도 매우 후덜덜하고 있습니다만..)
어렸을 적(?)의 철없었던 꿈을 다시 한 번 꾸어보고,
친구들과의 재미있었던 추억을 다시금 떠올려보면서,
하루하루 즐겁게 준비하며 지내고 있답니다.
함께 여행하며 가판 열자고 얘기했던 친구들 (젤 오른쪽 뒤가 접니다)
내일은 제가 계획하고 있는 레스토랑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볼게요~
그리고 주말에는 젊었을 때 소자본으로 음식점이나 카페를 열려고 계획하는 분들이, 실행 전에 꼭 아셔야 할 내용을 정리해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.
(아, 내 사업 별로라고 하면 어떡하지...'괜히했어, 괜히했어, 졸업이나 할 걸... -_-' 하면 안되는데..)
끝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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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래 사진은 제가 그 때 여행하면서 찍었던 사진 중에 제일 맘에 드는 사진인데요, 함 올려봅니다~
차타고 가다가 찍은 건데, 인사했더니 애들이 너무 흥겹게 같이 인사해줘서 엄청 기분이 좋았다는...